인터넷에 공개한 사진은 AI가 마음대로 써도 될까: 얼굴 합성과 동의의 문제

SNS에 올린 프로필 사진이나 여행 사진은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한 이미지다. 그렇다면 공개된 사진을 누군가 저장해 AI로 변형하거나 새로운 합성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허용된 것일까?

 

이 질문은 생성형 AI가 일상화되면서 중요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사진을 ‘볼 수 있는 상태’와 그 사진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는 생성형 AI가 온라인 괴롭힘의 형태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살펴봤다. 이번에는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사진 사용과 동의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한다.

 

사진을 공개했다는 것은 무엇에 동의한 것일까

 

SNS에 사진을 전체 공개로 올리면 불특정 다수가 사진을 볼 수 있다. 검색이나 공유 기능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구분할 부분이 있다.

 

사진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과 자신의 얼굴을 원하는 방식으로 합성하거나 전혀 다른 맥락의 콘텐츠에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예를 들어 개인이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올린 사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게시 목적은 친구나 다른 이용자에게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었을 수 있다. 그것이 자동으로 다른 사람이 해당 얼굴을 이용해 새로운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도 된다는 의사표시는 아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 ‘동의’다.

 

디지털 환경에서 동의는 단순히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지를 넘어 어떤 목적으로, 어떤 범위에서 사용되는지를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

 

얼굴은 왜 일반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느껴질까

 

사진에는 풍경, 음식, 건물처럼 다양한 대상이 등장한다. 그중 얼굴은 개인의 정체성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정보다.

 

사람은 얼굴을 통해 특정 인물을 알아볼 수 있고, 온라인 프로필에서도 얼굴 사진은 개인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생성형 AI와 얼굴 합성 기술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특별한 문제를 만든다.

 

실제 인물의 얼굴을 전혀 다른 장면에 결합하면 보는 사람은 그 사람이 실제로 그런 상황에 있었다고 오해할 수 있다. 결과물이 정교할수록 실제 사진과 합성 이미지의 경계가 더욱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문제는 합성된 장면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당사자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고, 해당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반복적으로 공유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얼굴 합성 문제에서는 기술의 완성도보다 당사자의 의사와 사용 맥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 학습과 AI 합성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AI와 사진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흔히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섞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AI 학습과 특정 인물의 얼굴 합성이다.

 

AI 학습은 모델이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정한 패턴을 학습하는 과정과 관련된다. 반면 얼굴 합성은 특정 이미지나 인물의 특징을 이용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데이터 사용과 관련된 논의가 있지만 완전히 같은 과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어떤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서비스의 약관이나 데이터의 출처, 적용되는 법과 권리 등 여러 요소가 관계될 수 있다.

 

반면 특정인의 얼굴을 이용해 그 사람이 실제로 하지 않은 행동을 한 것처럼 보이는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에는 동의와 사칭, 명예나 사생활 침해 등 또 다른 문제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사진을 AI가 사용한다”는 하나의 표현만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보다는 어떤 사진을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구분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젠더 관점에서는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AI 얼굴 합성은 젠더 문제와도 연결된다.

 

특정 성별을 대상으로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적인 맥락의 합성 콘텐츠를 만드는 등 기존의 젠더 기반 괴롭힘이 새로운 기술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 역시 동의다.

 

AI로 만든 이미지라는 이유로 실제 인물과의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얼굴이나 목소리처럼 특정인을 알아볼 수 있는 요소가 사용된다면 그 결과물이 당사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또한 피해를 예방하는 책임을 사진을 게시한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사진 공개 범위를 관리하는 것은 개인이 취할 수 있는 디지털 안전 습관 중 하나지만,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악용하지 않는 이용 문화와 생성형 AI 서비스의 안전장치, 플랫폼의 신고 및 대응 체계 역시 함께 필요하다.

 

내 사진을 공유할 때 확인해 볼 부분

 

생성형 AI 시대라고 해서 얼굴 사진을 인터넷에 전혀 올리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공개 범위를 한 번씩 확인하는 습관은 도움이 된다.

 

SNS에서 오래전에 전체 공개로 설정한 사진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개인적인 사진이라면 공개 대상을 제한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계정에 사진이 남아 있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사진을 올릴 때는 얼굴뿐 아니라 이름표나 문서, 집 주변 풍경 등 배경에 포함된 개인정보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생성형 AI 서비스에 사진을 직접 업로드하는 경우에는 해당 서비스가 업로드한 파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마다 데이터 보관과 이용 정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인의 사진을 AI 도구에 입력할 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과 상대방이 자신의 사진을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동의가 중요해지는 이유

 

과거의 사진 편집은 어느 정도 기술을 가진 사람이 직접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생성형 AI는 이러한 제작 과정의 장벽을 크게 낮추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만들 수 있는가?”보다 “만들어도 되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AI 기업에서는 특정 유형의 이미지 생성을 제한하거나 안전장치를 적용할 수 있고, 플랫폼에서는 비동의 합성 콘텐츠에 대한 신고 및 대응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

 

이용자에게도 새로운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특정인의 얼굴을 이용한 콘텐츠를 봤을 때 실제 사진이라고 바로 믿지 않는 것, 출처가 불분명한 이미지를 무심코 재공유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사진을 AI에 사용할 때 당사자의 의사를 먼저 생각하는 것 등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마무리

 

인터넷에 사진을 공개했다는 사실과 그 사진을 모든 목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얼굴은 개인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AI 합성 기술에서는 동의와 사용 목적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사진을 변형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더욱 쉬워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의 가능성만큼 개인이 자신의 이미지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도 중요해지고 있다.

 

AI 시대의 디지털 안전은 사진을 모두 숨기는 데서 출발하지 않는다. 공개와 사용, 그리고 동의가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딥페이크 탐지 AI가 합성 이미지를 어떤 단서로 분석하는지 살펴보면서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AI 탐지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다.

 

FAQ

 

Q.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이면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AI 합성에 사용해도 되나요?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과 모든 형태의 사용에 동의했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실제 허용 범위는 사용 목적과 서비스 약관, 관련 권리 및 적용되는 규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다른 사람의 사진을 AI 서비스에 올려도 괜찮을까요?

특히 얼굴처럼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사진이라면 당사자의 동의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좋습니다. 또한 사용하는 AI 서비스가 업로드된 데이터를 어떻게 보관하고 이용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얼굴 사진을 SNS에서 모두 삭제해야 하나요?

생성형 AI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얼굴 사진을 삭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별 공개 범위를 확인하고 오래된 공개 게시물과 불필요한 개인정보가 노출되어 있지 않은지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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